성장을 위해서는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있죠. 든든하고 큰 울타리일 수 있는 대기업에서 스스로 생각할 힘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이직한다면 무조건 스타트업에서 큰 책임과 스트레스를 느껴야겠다고 생각하셨다는 조현님.

주니어 백엔드 개발자로 캐럿에 입사했지만, 이제는 앱 개발과 서버 개발까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니어 개발자로 성장하고 계시는데요. 구현해야 할 서버 스펙이 명확하게 나와있고 그것만 쳐다보며 일하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아주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계시다는 조현 님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조현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캐럿의 백엔드 개발자 김조현입니다. 5년 차 개발자답게 ISTJ입니다. 이전에는 네이버 지도 팀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일했었어요. 팀에서도 유저에게 가까운 개발자가 아닌, 정말 뒷단의 서버 개발을 하는 팀에 있었어요. 지도는 사실 수많은 이미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 많은 이미지들을 그려두고 엄청난 트래픽이 들어올 때 안정적으로 지도 이미지를 서빙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했었어요.

입사 전 무엇을 기대했고, 합류를 결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2년 차 즈음부터 저도 이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기존에 일하던 팀에서 평가도 잘 받고 있고, 함께 일하는 개발자분들도 너무 대단하고 좋았지만, 그게 저에게는 오히려 아쉬운 점이었어요.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가 선배 개발자분들께 너무 의지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어떤 사고를 치려 해도 미리 찾아내서 수습해 주시고, 선택의 기로에서 늘 답을 갖고 계신 분들이 곁에 있으니, 제가 스스로 생각할 힘을 잃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스타트업들과 커피챗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분 피셜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진욱님을 소개받았어요. 진욱님과 한솔님을 한 분씩 만나보면서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말이 잘 통했어요. 개발만 하던 저는 캐럿이 앞으로 성장할지는 몰랐지만, 이분들과 일하는 게 참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합류하면 2번째 개발자이자 유일한 서버 개발자이기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이전 직장 경험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소규모 팀에서 일을 하면서 이전 회사와는 비교도 안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선배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회사 시스템 상으로도 안전망이 잘 구축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없는 스타트업에서 서버 개발을 해보니 자잘한 버그들은 물론이고 앱 전면 장애도 더러 겪었죠. 제가 놓치는 게 그대로 서비스에 티가 나는 경험을 하면서, 이전 직장 때와는 다르게 늘 서버 안정화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이게 지금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전 회사에서는 개발뿐만 아니라 개발 외적으로는 더더욱 의견을 내기가 어려웠던 것과 달리, 캐럿에서는 기획이나 디자인에 대해서도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었어요. 그에 따라 추후 개발 단계에서의 이해가 빨라지고 성취감도 높아지더라고요.

캐럿에서 백엔드 엔지니어로서 일할 때 가장 매력적인 업무 환경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해진 백엔드 스펙 속에서 딱 서버만 구현하는 게 아닌, 광활한 황무지에서 온갖 개발을 해낸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AWS의 인프라 구축부터, AI까지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니 각 분야의 지식들이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대기업처럼 세분화된 조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내 일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캐럿 팀은 개인의 기여가 중요하고 서로 공유도 많다보니 더 넓은 관점에서 사고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서버 개발자라면 대용량 트래픽 처리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캐럿의 트래픽은 아직 네이버의 트래픽과 비교했을 때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서비스가 성장하다 보니 점점 트래픽이 늘고, 하루하루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해요. 네이버에서는 큰 트래픽을 받아내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쌓아둔 장치들이 있었는데요, 이걸 그냥 봤을 때는 와닿지 않았어요. 캐럿의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그 장치들이 어떨 때 왜 필요한지 실시간으로 체감할 수 있어서 크게 배우는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을 때는 언제이고, 일의 동력은 무엇인가요?

유저들이 좋아할 때와 유입과 리텐션이 늘어날 때라고 대답을 하려고 했으나,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포인트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회사에서 비 개발자분들이 쓰시는 어드민 툴을 만들어 드릴 때가 가장 보람차요. 모니터링, 데이터 세팅, CS 처리 등을 번거롭고 복잡하게 처리하시다가, 어드민을 만들어 드린 후에 잘 쓰시는 걸 볼 때 성취감을 느낍니다. 만들어드린 어드민에 기능 추가해 달라고 요청 주실 때마다 잘 쓰시고 계시구나 싶어서 뿌듯해요.

소수의 인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 제 개발 공부에 대한 동력으로 이어졌어요. 스타트업이다 보니 스피드가 우선시 되는데, 그러다 보면 실험 실패로 선택되지 못한 기능에 대한 레거시 코드도 빠르게 쌓이더라고요. 스피드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좋은 품질의 코드를 짜야지만 레거시도 잘 관리하면서 앞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고, 계속 공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회사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 팀원 분들이 서로에게 신뢰가 두텁다는 점을 자랑하고 싶어요. 저는 제 주변 친구들에게 저희 회사 분들은 거진 다 개발자들이라고 소개하고는 해요. 저희 팀이 워낙 빠르게 새로운 가설들을 검증하고, 탈락하는 가설들도 많다 보니, 모든 가설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불가능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새로운 서비스를 운영할 때 비 개발자 분들도 개발자로 둔갑하시고는 합니다. 개발자가 아니라면 쓸 일이 없으셨을 디비 접속 툴이라든지, 캐시를 날리는 AWS 기능 같은 걸 너무 잘 써주세요. 이건 저희 팀이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일하고 열려있고 서로 간의 신뢰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서로 공감대나 신뢰가 부족한 상태라면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좋아하는 팀의 코어벨류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First Principle Thinking

사진앱에서 색감 필터, 얼굴 보정, 편집, AR, AI 등 어떤 기술을 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만족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까?’인 것 같아요.

AI 프로필을 처음 시도할 때도, 'AI는 대기업들이 이미 너무 잘하고, 우리는 데이터도 턱없이 부족하고, gpu 비용도 비싸고, AI 개발자도 없는걸' 하고 안 될거라 포기해버렸다면 아무것도 못했을 거예요. 본질에 집중한 채 기술과 비용 등의 수단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유저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캐럿에서 앞으로 어떤 것을 기대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서비스가 커져서 더 많은 트래픽을 감당해 볼 수 있을지가 기대됩니다. 캐럿이 잘 성장해왔기 때문에 저도 임팩트를 만드는 소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때문에, 앞으로의 커리어에서도 제가 하는 일이 얼마큼의 임팩트를 낼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입사할 때는 주니어 개발자였지만, 5년 차가 된 지금, 더 알차게 성장해서 새로운 백엔드 개발자가 오시면 많이 도와드릴 수 있는 든든한 시니어 개발자의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캐럿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나요? 

개발하면서 같이 조잘조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합류했으면 좋겠어요. 팀원분들과 개발하고 연구하시면서 어떤 과정을 거쳤고, 지금 어떤 게 난관이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얘기를 나누는 게 참 재밌거든요. 그리고, 그거 내가 해봤는데 안 돼, 별로일 것 같은데, 이런 말보다 일단 해보자고 하는 긍정적이고 실행력 있는 분이 오시면 좋겠어요.